사순절에 드는 생각
지금은 그리스도교의 절기인 사순절 기간이다. 이때 교회에서는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기억하며 부활절 전 40일을 기념하며 기억한다. 이것은 예수께서 수난받으시기 전 광야에서 40일을 보내신 것을 상기시키기도 한다. 이 때 예수는 사탄의 시험을 받는다.
예수는 돌더러 빵이 되게 만들라는 사탄의 요구에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말씀으로 산다고 했다. 성전 꼭대기에서 떨어져보라고 했을 때는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말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사탄이 자신에게 경배하면 이 세상 모든 나라와 영광을 주겠다고 했을 때 주 너의 하느님을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기라고 하며 광야의 시험을 마치신다.
사실 이 유혹은 지금 현세를 사는 인간들에게도 늘 던져지는 시험이다. 돈과 명예와 권력에 대한 유혹 말이다.
나는 특정 종교나 신앙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종교가 있고 신을 믿지 않는 무신론자들도 있다. 인류 전체 역사에 걸쳐 풀지 못하는 신에 관한 문제는 나에게는 버거운 것이다. 그저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과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다.
이것은 또한 나는 무엇때문에 괴로운가 혹은 불행한가에 대한 물음이기도 하다. 돈과 명예와 권력이 없어서인가? 어쩌면 그렇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것이 필요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사람들은 살면서 돈 때문에 울고 돈 때문에 웃는다. 그리고 남보다 높아지지 못한 것, 인정받지 못하는 것 때문에 한이 맺히기도 한다. 영향력 있는 사람과 관계를 맺고 싶어하고 힘을 얻고 싶어한다. 어쩌면 이것은 인간 본연의 살아가는 지극히 당연한 모습일지도 모른다. 살아가는 본능 같은 것 말이다.
그런데 잘 모르겠다. 내가 갈망하는 것이 진정 그런 것인지 말이다. 그런 것들이 채워지면 내가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그것이고 추구해야 할 방향이 그곳인지 말이다.
아님 예수님의 말씀대로 인간은 하느님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혹 신으로 대변될 수 있는 것들이 있을까? 성경은 하느님은 사랑이시라고도 한다.
사랑. 지상최대의 가치일 것이다. 거기에는 기쁨뿐만이 아니라 희생도 따른다. 그리고 사랑에는 대상이 있다. 인간을 사랑한다는 것은 어떤가? 고통과 배신이 수반되기도 한다. 예수님의 생에서 보여지듯이 말이다.
사실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의 행태를 경험하게 되면 그들을 점점 믿기가 힘들게 된다. 어떤 때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먹고 먹히는 약육강식의 생태계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사람이 사랑과 존중을 받아야 하는 인권이 있는지 몰라도 믿기는 힘들다. 자기본위적이며 이기적으로 살아가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믿기 힘들다면 사랑하기도 힘들게 된다. 사랑은 때론 사치스럽고 거추장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성경에서 말하는 신이 보여준 사랑은 어떤가? 완벽하지 않은 세상과 인간을 위해 자기자신을 온전히 희생제물로 내놓는 것이었다.
나는 오늘도 생존에 대해 고민하며 분투한다. 나도 또한 인정받고 성공적인 삶을 살고 싶다 갈망한다. 하지만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어쩌면 다른 것일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생명을 희생해가며 그 무엇인가를 추구하며 살기도 했다. 나에게 그런 것이 있을까? 나를 진정 살아있다는 존재감을 느끼게 해주고 삶의 충만함을 느끼며 살게 하는 그 무엇인가가 있을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끝없는 물음에 사순절을 보내며 이런 저런 생각들을 떠올리며 생각해본다.